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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진
칼럼과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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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기획]한상진 '코로나 정치, 권위주의와 독재로 흐를 우려'


포스트코로나, 정치 지형이 급변한다
코로나 대응으로 국가주의 권위주의 확산
권위주의 유혹 뿌리칠 모델, 한국에 있어
시민참여형 공동체주의가 권위주의 대체해야
진보 보수 막론한 국가주의 확산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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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MHz (18:25~20:00)
■ 방송일 : 2020년 5월 12일 (화요일)
■ 진 행 : 정관용 (국민대 특임교수)
■ 출연자 :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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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관용> 특별기획 <코로나19, 신인류시대>. 한상진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만나봅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국가 그리고 정치, 시민사회 관계는 어떻게 변화할까요. 어떤 영향을 이번 코로나19가 미쳤을까요? 바로 이 주제로 함께 이야기 나눠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이시죠. 사회학자 한상진 교수를 초대했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한상진> 감사합니다.

◇ 정관용> 사회학 하시는 분들 요즘 머리 좀 아플 것 같아요, 그렇죠?

◆ 한상진> 새로운 시대 적응하느라고 바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특히 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모델이 나라별로 다 다르잖아요. 거기에 국가의 역할, 시민사회의 역할, 국가와 시민사회의 관계, 소통의 역할. 다 차이가 나잖아요. 언제 .

◆ 한상진> 그래서 요즘

◇ 정관용> 이거 언제 다 연구합니까, 이거.

◆ 한상진> 그래서 제가 <탈바꿈>이라고 하는 책을 냈는데요. 이미 탈바꿈은 오래전부터 시작을 했지만 이번 코로나19를 통해서 전 세계적으로 우리가 지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엄청난, 심층적인 탈바꿈이 현재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렇죠. 그런데 그 탈바꿈의 실체. 그리고 앞으로 어떤 변화가 올 것인지를 이제 정리하려면 지금 각 국이 대응하고 있는 이 모습의 비교 분석을 해야 되잖아요.

◆ 한상진>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게 지금 가능합니까, 그런데.

◆ 한상진> 저도 그걸 하고 있어요. 이미 우리나라에서는 전국조사를 끝냈고요. 그리고 더 나아가서 이번 5월달 안에 20대 대도시, 모든 대륙 곳곳의 대도시의 시민들을 상대로 해서 온라인 조사를 지금 실시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다 갖추고 있습니다.

◇ 정관용> 똑같은 설문.

◆ 한상진> 똑같은 설문입니다.

◇ 정관용> 비교 분석해 보기 위해서.

◆ 한상진> 그렇죠.

◇ 정관용> 예컨대 어떤 문항들이 들어 있어요?

◆ 한상진> 그 안에는 물론 코로나19로 인해서 사회 경제적인 타격이 어디로 가느냐. 또는 위험 소통이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누가 희생양이 되고 누구를 혐오하고 누가 영웅이 되느냐 이런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제가 관심을 갖는 것은 나라마다 지금 경험이 다르지만 결국 코로나19를 통해서 한 나라가 과연 권위주의적, 민족주의적, 국수주의적인 방향으로 나가느냐. 아니면 그래도 뭔가 좀 민주적이고 시민참여적인 방향으로 나가느냐, 이걸 판가름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렇죠.

◆ 한상진> 그래서 그걸 지금 중심으로 해서 설문들을 일단 만들어서 우리나라에서 한번 해 봤고 그걸 가지고 더 추려서 이제 설문을 완성을 해서 조만간 지금 전 세계적인 조사를.

◇ 정관용> 국제 비교 연구를 해보시려고.

◆ 한상진> 네, 네.

◇ 정관용> 지금 한국형 대응 모델을 미국이나 유럽이나 이런 데서 상당히 칭송하잖아요.

◆ 한상진> 네.

◇ 정관용> 그 한국형 모델을 예컨대 중국형 모델과 미국형 모델과 비교한다면 뭐라고 규정하시겠어요?

◆ 한상진> 그러니까 한국형 모델은 중국에서 발견하는 것 같은 그런 정도의 억압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성공했다고 하는 거고.

◇ 정관용> 그렇죠.

◆ 한상진> 그 다음에 미국이나 이런 나라와 비교한다면 미국은 전형적인 개인주의 사회입니다. 개인과 국가가 직접 마주치는 사회예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이번에 성공을 한 가장 중요한 요인 중의 하나는 국가와 개인이 직접 만나는 장면도 있지만, 동아시아에는 공동체가 살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 사고방식 안에 공동체에 대한 배려가 많이 묻어 있고요. 그 다음에 이제 자기가 아프다고 할 때 만약 병에 걸린다고 할 때 뭘 걱정을 하냐고 이번에 저희가 물어보면, 우리나라에서도 자기 자신을 치료에 따른 걱정을 하는 것보다는 가족에 미치는 영향, 친구들한테 미치는 영향을 훨씬 더 많이 걱정을 해요. 공동체 의식이 굉장히 살아 있기 때문에 단순히 국가의 요구에 순응한 것만이 아니고 공동체에 대한 나름대로 배려와 관심, 지켜야 된다고 하는 이런 생각이 많은 호응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그래서 동아시아가 이번 코로나19를 경위로 해서 서양과 확실히 구분되어지는 발전 경로를 겪고 있고 그것은 예컨대 한국의 경우에 가장 두드러진다. 왜냐하면 한국의 경우에는 시민참여적인 전통이 강한 데다가 공동체에 대한 배려 의식이 또 강하게 남아 있기 때문에 이 2개가 절묘하게 결합됨으로 인해서 성공을 지금 거두었다. 이것이 제가 볼 적에는 굉장히 중요한 비교 연구의 주제가 아닌가 그렇게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중국은 자발적 참여라기보다는 강력한 통제.

◆ 한상진> 그건 자발적 참여고 뭐고 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 정관용> 억압적 통제였죠.

◆ 한상진> 사람들을 다 집안에 가두는 모델이니까. 연금시키는 모델이고 국가 명령에 대해서 꼼짝 못하는 것이었거든요. 그래서 중국은 결과적으로 성공했느냐의 여부는 좀 더 기다려봐야 되지만 어찌 됐든 코로나19의 충격을 일단 누르는 데는 성공한 셈이거든요. 그러니까.

◇ 정관용> 중국은 강력한 억압과 통제였다면 한국은 그것은 없었으나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공동체주의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 한상진> 대신했다.

◇ 정관용> 그렇게 볼 수 있는 거네요.

◆ 한상진> 그렇게 보는 겁니다. 서구는 공동체가 약합니다, 그런 면에서. 하여튼 시민들한테 요구하지만 시민들이 그걸 순응하느냐, 순응하지 않느냐라고 하는 것은 정부가, 국가가 결정할 수가 없어요. 하나하나 개인이 결정해야 되는 문제입니다. 그것이 어려워요, 지금 서구에서는. 결과적으로 마스크도 쓰고 국가정책에 따라 가지만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어요, 지금까지는.

◇ 정관용> 심지어 총까지 들고 나서서.

◆ 한상진> 그럼요.

◇ 정관용> 봉쇄 해제하라고 시위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 한상진> 그래서 사실 우연찮게 이렇게 일이 벌어졌지만 제 생각으로는 그동안 동아시아가 서구와 어떻게 차이가 있느냐, 없느냐, 근대화에서 어떻게 됐느냐. 어떻게 추격 발전하느냐, 마느냐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우리가 비교를 해 왔는데, 코로나19와 더불어서 동아시아에 내재되어 있는 어떤 잠재력이, 특히 문화적인 잠재력이 코로나19 이후의 문명과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 거냐라고 하는 것이 굉장히 흥미로운 주제가 되고 있고요. 그런 의미에서는 국제 비교를 할 뿐만이 아니라 우리의 잠재력을 좀 더 잘 발전을 시켜서 국가 정책으로도 발전시켜야지 될 중요한 어떤 계기가 오지 않았느냐라고 하는 게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 정관용> 그 대목이 시민참여형 공동체주의라는 문화적 잠재력. 그 대목이고요. 그와 별개로 지금 서구도 그렇고 우리도 마찬가지고 중국도 그렇고 국가적 위기와 비상이 닥치면 권위주의적, 또 위에서 밑으로 내려가는 통제형, 그런 리더십이 강조되지 않나요?

◆ 한상진> 그건.

◇ 정관용> 강화되죠?

◆ 한상진> 불가피한 추세입니다. 일찍이 2008년에 울리히 벡 선생이 <위험에 처한 세계>라고 하는 책을 냈는데 그 책에서.

◇ 정관용> 위험사회론.

◆ 한상진> <위험에 처한 세계>라는 책 제목입니다. 여기서 놀라울 만큼 예견을 했어요. 서구 민주주의 국가에서조차 코로나19를 예견하지 못했지만 건강 위험이 발생하면 강압적인 권위주의 정책을 쓰게 됨으로써 경제 위기가 가속되고 그것에 따라서 인권은 신장되고 따라서 서구에서조차 권위주의가 강화되는 국수적인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농후하다, 2008년에 예견을 했습니다. 제가 이번에 연구할 적에 거기서 중요한 명제와 인사이트를 얻어서 연구를 하는데 서구도 지금 예외가 아니에요. 의료시스템이 붕괴되니까 다른 선택이 없습니다. 그래서 강압적인 방법으로 나올 수밖에 없게 됐다, 이렇게 지금 보는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강압적 방법에다가 적을 자꾸 밖으로 돌리잖아요. 중국 탓하고.

◆ 한상진> 그건 외교정책 문제고 그건 이제 트럼프의 고유한 성격 탓이고요. 그건 뭐

◇ 정관용> 아니, 시민사회 내에도 왠지 동양을 적대시하고 이런 분위기가 좀 있지 않나요?

◆ 한상진> 굉장히 강합니다.

◇ 정관용> 국수주의적인 방향.

◆ 한상진> 국수주의적이면서 일종의 인종주의적인. 그래서 그 안에서 서구우월주의적인 어떤 그런 것이 깊숙이 침연되어 있는데 이 자체가 이번에 중대한 시험대에 지금 올라섰어요. 그리고 이번 미국만이 아니라 서구도 다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까 그런 관점에서 동양을 바라보았고 한국도 바라보았는데, 이번에 뜻밖의 상황이 다르게 전개되니까 그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라고 하는 것을 서구에서도 사실은 관심을 지금 표명하고 있습니다. 여러 군데에서. 그렇긴 한데 그래도 많이 제기되는 게 서구에서 제기되는 관점은 한국 시민들이 이번에 정부의 요청에 많이 적응을 하고 같이 동조를 해 줬는데 그것은 물론 시민들의 의식이 깨어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긴 권위주의 시대, 독재 시대 때 길들여진 순응 어떤 적응.

◇ 정관용> 그것도 있죠.

◆ 한상진> 그것 때문이다라고 보는 견해가 있어요. 그래서 그것이 우리한테 굉장히 중요하게 한번 성찰해야지 될 대목입니다. 제가 이번에 그걸 검증하느라고 노력을 굉장히 많이 하고 앞으로 이제 국제 비교를 해 보면 더 선명하게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 안에는 우리가 경청해야 될 지적도 있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사정을 잘 몰라서 그래요. 이 사람들은 동양이라고 하면 중국과 한국과 일본이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굉장히 다르고요. 우리한테는 사실 서양에 못지않게 굉장히 시민 참여적인 전통이 살아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공동체 지향적인 문화가 살아 있는 거예요. 이 두 가지가 이번에 뜻밖에 절묘하게 결합이 됨으로 인해서 나름대로 성공할 수 있었는데 그럼 앞으로 어떻게 해야 되는지라는 질문이 나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요.

◆ 한상진> 코로나19 이후의 사회를 우리가 어떻게 예견하고 어떻게 나갈 거냐라고 하는 문제가 있고 이제 국가 정책에서도 중요한 문제예요.

◇ 정관용> 그 질문을 제가 드리는 거예요. 그러니까 이제 울리히 벡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서구 민주주의사회조차도 국가적 위기에 닥치면 권위주의적, 국수주의적 방향으로 가게 되더라. 그런데 우리는 어때요? 중국에 비하면 그렇지 않지만 그래도 또 국가의 통제력은 강화되고 있는 건 아닙니까?

◆ 한상진> 그게 지금 우리의 딜레마입니다. 그래서 이번에 보면 말이죠. 우리가 지금 생활 속의 방역이라는 말들을 끄집어냈지만 잠깐 좀 이렇게 느슨해지니까 이번에 이태원 사례가 막 터지지 않았습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요.

◆ 한상진> 그러니까 이제 정부가 다시 나서서 이제는 옛날보다 훨씬 더 강한 어조로 명령을 내리고 복종이라는.

◇ 정관용> 그러니까요. 어쨌든 통제력이 강화되는 거죠.

◆ 한상진> 통제력이 강화되지 않습니까? 그리고 이제 또 이제 이동통신사 3사들은 전부 다 정보까지 다 제공하고 말이에요. 개인의 신상정보가 막 지금 나가는 상황이에요. 아주 위험합니다. 그래서 이 모델이 뭐냐 하면 결국은 권력 중심적인 모델로 가니까 그렇습니다. 우리가 정말 이 시점에서 깊게 생각해야 될 것은 개인과 국가가 정면에서 만나서 각 개개인의 행동을 국가 권력체계로 수직적으로 편입시키는 그런 체제로 우리가 나간다고 한다면 정권을 진보 세력이 장악하건 보수 세력이 장악하건 결과는 결코 그게 다르지 않습니다. 결국 권위주의로 가는 거예요. 진보 권위주의. 더 나아가서 진보 독재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이걸 피하려고 하면, 개인과 국가가 직접 만나서 유기적으로 통합되는 그런 모델이 아니고, 각 개인들이 그들이 속해져 있는 공동체를 잘 살려서 공동체가 그 중간 안에서 매개 작용을 함으로 인해서 개인들의 동기도 부여시키고 개인들도 또 이런 어려운 시기에 충분히 서로 대화하면서 같이 공존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들어야지 되는 거거든요.

◇ 정관용> 그게 좀 애매하네요.

◆ 한상진> 이게 중요한 과제입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애매하네요. 개인들이 속해 있는 공동체가 국가와 개인 사이의 매개 역할을 해야 한다.

◆ 한상진> 그렇죠.

◇ 정관용> 그 공동체의 예가 뭐예요?

◆ 한상진> 공동체라고 하는 것은 좁게 얘기하면 우선 작게는 가족일 거고요. 그 다음에는 이웃일 것이고요. 친구일 거고요. 더 나아가서는 큰 공동체가 아니고 같이 일을 하는, 같은 작업을 하며 해서 자주 만나는 사람들

◇ 정관용> 작업장.

◆ 한상진> 작업장 공동체라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만 하더라도 학교가 공동체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 정관용> 그런데 그런 뭐 예를 들어 학교다, 사업장이다, 가족이다, 이런 공동체들이 감염병 사태의 개인과 국가 사이에 어떻게 매개 역할을.

◆ 한상진> 보세요. 내 생각은 그렇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보면 교육부 정책에 의해서 우리나라 모든 교육체제가 초등학교든 대학교든 간에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려고 그래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한상진> 그러니까 이게 왜냐하면 일이 잘못되면 쉽지 않거든요. 책임을 지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냥 국가 권력을 따르겠다 이렇게 되고, 국가권력도 이러한 사태가 계속되면 이거 참 책임을 져야지 되니까 굉장히 난감해집니다. 그리고 이런 상태로 되면 결국 국가 권력에 의해서 모든 걸 통제하고 이끌어가는 것이 습관이 되고 관습이 되고 그러면 그것이 권위주의가 되고.

◇ 정관용> 그럴 수 있죠.

◆ 한상진> 그것이 이제 독재가 되는 거예요.

◇ 정관용> 지금 그런 방향으로 갈 가능성도.

◆ 한상진> 그럴 가능성이 많다 이거예요. 그래서 결국은 이 우리한테 중요한 도전인데, 제가 내린 조사를 하면서 내린 결론은, 우리한테 지금 남아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하면 협치인데 협치는 국가, 정부의 결정에 의해서 모든 사람이 일괄적으로 동시에 같은 모델로 움직이는 게 아니고, 우리 사회 안에 있는 여러 잠재력을 발굴시켜서 어느 정도 자율성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지 됩니다.

◇ 정관용> 예를 들면.

◆ 한상진> 여러 가지 모델이 있을 수 있어요.

◇ 정관용> 교육부가 등교의 어떤 지침을 줬다 하더라도 각 학교별 자율성도 주자.

◆ 한상진> 학교도 여러 가지 유형의 학교가 있고요. 또 학교 성격이 다릅니다, 이게. 예컨대 학교에는 선생님이 계시고 학생이 있을 거고 학부모가 있을 거고 지역사회가 있지 않습니까? 만약 그걸 다 쪼갠다고 하면 학년별로 할 수도 있어요. 학급별로 할 수도 있습니다. 공동체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서로 만나서. 왜냐하면 서로 비슷하니까 충분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고 이걸 우리가 어떻게 하는 것이 자녀를 위해서 좋고, 교육을 위해서 좋은가를 각 분야에서 쪼개서 같이 협의해 가면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우리가 많이 만들어줘야지 되는데 이걸 못 만들고 있어요. 우리한테 그런 능력이 없느냐 하면 능력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런 여유가 없잖아요, 지금.

◆ 한상진> 마음의 여유가 없어요.

◇ 정관용> 그리고 그렇게 만나서 우리 학급은, 우리 학교는 어떻게 할까라고 회의하다가 전파되면 어떡해, 이런 우려가 강하잖아요.

◆ 한상진> 그러니까요. 그리고 또 문제는 뭐냐 하면 이게 병이라고 하는 게 솔직히 얘기해서 병이라고 하는 게 무서운 병이에요, 이게. 약이 없기 때문에 무섭지만 젊은 사람한테는 크게 이렇게 많은 사망자를 일으키는 그런 병은 아니고 가볍게 넘어가는 병이지만 기저질환이 있다든지 몸이 약한 환자라든지 노인한테 굉장히 어려운 거거든요. 그래서 이걸 너무 많은 공포심을 갖는 것도 사실은 그래요. 문제가 좀 생겼다가 줄어들었다 생겼다가 줄어들었다 완급을 따라서 이게 조절해 가면서 나가는 것이 우리가 예견할 수 있는 미래지, 어느 시점에 딱 이게 끝나고 코로나19 이전 사회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하면 질병이 발생하는 것 자체를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질병이 발생하면 국가가 신속하게 대응을 해서 원인을 찾아내고 치료를 해 가는 그런 의료시스템과 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면 고도의 공포에 떨 필요가 없어요. 지금 내가 보기에는 너무 심한 공포증을 우리가 갖고 있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여러 잠재력을 고려를 해서 예컨대 여러 집단들이 학교는 학교대로 직능집단은 직능집단대로 고려를 해서 자기들이 갖고 있는 어떤 노하우와 그 다음 지식정보,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으로 충분히 소통을 할 수 있으니까. 그래서 최선의 방법을 통해서 한번 이거 우리가 잘 관리를 해 보자라고 하는 일종의 협치 모델이 많이 이루어지고 성공하는 모델이 있고 실패하는 모델이 있을 겁니다.

◇ 정관용> 지금 말씀 중에

◆ 한상진> 일단 좋은 실험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지금 말씀해 주신 그런 위기에 닥쳤는데 중앙권력이 강화되고 중앙권력의 통제가 개인에게까지 일사불란하게 미치는 방식이 아니라, 중간에 뭔가 매개 역할을 해서 협치적으로 풀어나가는 전례가 있나요?

◆ 한상진> 아니요. 우리나라에 그게 없기 때문에 지금 문제입니다.

◇ 정관용> 세계적으로.

◆ 한상진> 세계적으로는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러나 이 문제가.

◇ 정관용> 세계적으로 어디서 전례를 찾을 수 있어요?

◆ 한상진> 그러니까 상황에서는 지금 안 되고 있어요. 왜냐하면.

◇ 정관용> 코로나19 사태가 아니라 하더라도 과거에도 그런 전례가 있나요?

◆ 한상진> 과거에 얼마든지 있을 수 있죠.

◇ 정관용> 어떤 거죠, 예를 들면.

◆ 한상진> 왜냐하면 어떤 협치라고 하는 것이 어떤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가는 데 있어서 정부가 일방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또는 시장이 일방적으로 하는 게 아니고 그 공동체 속한 사람들이 만나서 어떤 문제를 공동으로 해결하는 거거든요.

◇ 정관용> 예를 들어.

◆ 한상진> 여러 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 정관용> 예를 들면 유럽 특히 독일에서 원전 폐기 쪽으로 방향을 정하는 과정.

◆ 한상진> 그것도 마찬가지.

◇ 정관용> 그것도 전형적 사례죠?

◆ 한상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예요. 우리나라도 현재 성미산 마을 같은 경우에도 아주 전형적인 협치의 모델이고요. 또 서울시에서 지금 여러 군데에서 실시하고 있는 마을공동체 재건운동 있잖아요. 이런 것들도 굉장히 중요한 것들입니다. 실험이라고 하는 게. 왜냐하면 그 안에서 많은 것들이 지금 해 나가고 있어요. 이것을 적극적으로 살려서 코로나19가 우리한테 던지는 이 도전, 시련을 뭔가 우리 사회 안에 있는 지혜를 모아서 그 힘으로 여러 가지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자라고 하는 것이 사실 우리가 이번에 배워야지 될 중요한 교훈이 아니겠느냐. 그렇지 않고 국가가 나서서 일방적으로 명령을 내리고 지시를 하고 거기에 안 따라오면 처벌하고 이런 방식으로 나가면 아무리 선한 의지라 하더라도 그러한 것이 관습화되면 그건 분명히 권위주의적이라고 하고 분명히 독재라고 한다, 나는 그렇게 봅니다.

◇ 정관용> 유럽도 지금 말씀하신 그런 협치적 시도를 못하고 있죠?

◆ 한상진> 없어요. 왜냐하면 너무 커져서요. 이게 너무 심하게.

◇ 정관용> 수십만 명이 되어 버러니까.

◆ 한상진> 의료 시스템이 붕괴되는 상황이 되면 그건 불가능합니다.

◇ 정관용> 못하죠.

◆ 한상진> 그건 절대 못해요.

◇ 정관용> 우리는 그걸 해 볼 수 있다.

◆ 한상진> 우리는 해 볼 수 있는 어떤 여지가 있는데 물론 조심스럽죠. 그렇지만 이걸 한꺼번에 하지 않고 스텝 바이 스텝으로 여러 가지 모델로 거기서 계속 개발을 해가면.

◇ 정관용> 지금 이 방송을 듣고 있는 청취자분들 가운데 제 생각에는, 우리 한 교수님의 말씀. 참 아주 이상적이고 아이디어이긴 한데 그러다가 확 퍼지면 되겠어. 그랬다가 확 커지면 어떻게 하려고. 확진자 3만 명, 5만 명 되면 어떻게 하려고. 이런 목소리가 터져나올 것 같은데.

◆ 한상진> 이걸 한꺼번에 다 한다. 이렇게 될 수가 없는 겁니다. 우리가 갖고 있는 여러 가지 일종의 실험적인 모델을 자꾸 해서 이렇게 하면 이게 잘 관리가 된다라고 하는 모델이 뭔가 밑으로부터 자꾸 올라오는 것을 허용을 하고 그걸 우리가 관찰하고 그러면서 이렇게 하는 것이 좀 더 좋지 않느냐라고 하는 것을 서로 학습을 통해서 배워가는 과정을 거쳐야지.

◇ 정관용> 알겠습니다.

◆ 한상진> 어느 한순간에 다 틀어다 놓고 다 마음대로 해라라고 하면.

◇ 정관용> 그건 아니라는 거죠.

◆ 한상진> 그건 아니죠. 그건 절대 아니죠.

◇ 정관용> 다시 정리하면 교수님이 오늘 이야기를 시작하면서 했던 시민참여형 공동체주의가 우리한테 살아 있더라. 그 시민참여형 공동체주의가 사회 구석구석에서 자발적으로 더 솟구치도록 그걸 유인해내는 이런 시도.

◆ 한상진> 정책적으로 유인해내고 그걸 장려하고 또 그걸 통해서 우리가 미래에 우리가 배울 수 있는 점이 뭐가 있느냐. 우리 안에 잠재력이 어떤 것이 있는가라고 하는 것을 찾아보겠다고 하는 자세로 나가면 이게 결국 뭐냐 하면 코로나19 세계에 던지고 있는 권위주의적인 유혹, 독재로 갈 수 있는 유혹이 떠오르는 걸 우리가 물리치고 우리 사회 내부에서 할 수 있는 걸 길러내는 거니까, 현재 서구에서 우리한테 갖고 있는 호의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 사회의 잠재력을 더 키워가는 어떤 역량, 지혜, 정책.

◇ 정관용> 진짜 모범을 만들어보자.

◆ 한상진> 이게 정말 필요하다. 포스트코로나, 코로나19 이후를 검토해야 된다. 그런데 한국이 다른 어느 나라보다도 그걸 성공시킬 수 있는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 환경에 있다, 이렇게 우리가 생각하는 겁니다.

◇ 정관용> 어느 날 갑자기 각자 자발적으로 이게 전혀 아니다.

◆ 한상진> 한꺼번에 주면 자발적이 될 수가 없죠. 그것은 혼란만 가져올 뿐입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우리가 또 심사숙고해야 할 또 하나의 화두를 던져주셨어요.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한상진 교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 한상진> 네, 감사합니다.


js8530@hanmail.net

원문: 노컷뉴스 (2020-05-13) https://www.nocutnews.co.kr/news/534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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