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념 심포지엄 열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가 사회개혁의 원동력으로 중산층이나 민중과 구별되는 참여지향적 성향의 '중민'(中民)을 지목하며 제창한 '중민이론'이 올해로 30주년을 맞았다.
중민이론 30주년을 기념해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양극화 시대의 중민: 육성을 듣다' 심포지엄에서 한 명예교수는 "동아시아의 문화와 역사에서 중민을 이루는 두 글자 즉, '중'과 '민'이 갖는 함의와 둘을 결합했을 때의 함의는 다양하고 풍부하다"고 말했다.
이어 "1980년대 중반 경제성장의 계층인 중산층(중)과 정치적·경제적 배제에 대한 저항의 상징인 민중(민)은 대립적인 용어로 여겨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이 둘의 정체성을 하나로 용해한 역동적 행위주체인 '중민'은 일종의 혁신적 개념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러나 한 명예교수는 사회가 변화하면서 중민의 뜻 또한 바뀌고 있다고 봤다.
소통이 가로막혀 있던 1980년대의 중민이 권위주의적 정치체제의 변동을 자극하는 촉매 역할을 했다면 디지털 시대의 중민은 당연시되던 고정관념의 검증을 쉽게 하면서 탈인습적 가치관을 대변한다는 것이다.
한 명예교수는 "80년대 세대는 정치·사회·경제 체제를 둘러싼 거시적 고정관념의 해체를 지향했다면 디지털 시대는 일상생활 안의 미시적 고정관념의 검증과 해체에 더 관심을 갖는다"며 "중민이 이끄는 사회변동의 방향이 정치적 민주화에서 일상생활의 민주화로 이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포지엄에는 차인석 서울대 철학과 명예교수, 치우저치(邱澤奇) 중국 베이징(北京)대 사회학과 교수 등 국내외 학자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했다.
또 박영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대표, 이진순 와글 대표 등이 현실 속 중민, 민주화 세대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세대에 대해 이야기했다.
박 시장은 축사에서 "한 명예교수는 중민이론을 통해 시민의 힘을 믿고 시민이 사회혁신을 이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여러 뜻 깊은 연구를 해왔다"며 "'위험사회'를 극복하는 단 하나의 길은 바로 시민의 힘"이라고 말했다.
eun@yna.co.kr
원문: 2015-09-14 /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5/09/13/0200000000AKR20150913039800005.HTML?from=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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